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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극장 후기

by Mr.츄 2025. 7. 21.

영화 &lt;데드풀과 울버린&gt; 극장 포스터

<데드풀 & 울버린>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로 편입된 첫 R등급 영화이자,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전설적 콤비 복귀작입니다. 20세기 폭스 X맨 세계관의 잔재를 마블 세계관과 유쾌하게 섞으며, 데드풀이 마블 유니버스를 향해 말 그대로 ‘침투’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작품은 기존 마블 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로, 유쾌함, 폭력성, 감동, 패러디, 그리고 팬서비스를 한 데 섞어 독특한 시청 경험을 선사합니다.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후의 여운은 상당히 깊었습니다.

데드풀의 세계관 돌파, 진짜 ‘멀티버스’가 시작됐다

영화 <데드풀 & 울버린>은 그동안의 MCU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데드풀이 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옆 세계’의 히어로가 아닌, 직접 마블 정사 세계관 속으로 뛰어들며,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TVA(시간 변동 관리국)가 등장하면서, 이 영화는 단순한 개그물이 아니라 멀티버스와 시간선 관리라는 MCU 핵심 구조 안으로 데드풀을 끌어들인 최초의 작품이 됩니다. 데드풀은 과거 폭스의 X맨 세계에서 자신이 겪은 모든 일들을 기억한 채, 이 세계를 조롱하고 비틀며 들어옵니다. ‘4벽 깨기’도 여전하며, 메타 유머는 역대급입니다. 예: 닥터 스트레인지의 멀티버스를 언급하며 “그건 졸았어, 이건 다르지”라는 대사는 관객석에서 폭소를 터뜨리게 했습니다. 이 설정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캐릭터가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제작사 간의 벽마저 허문다는 것입니다. 디즈니, 20세기 폭스, 마블 스튜디오의 경계를 농담처럼 부수는 데드풀의 태도는 유쾌하면서도 굉장히 상징적입니다. 마블 영화의 틀에 갇힌 구조가 식상해졌던 관객들에게 <데드풀 & 울버린>은 신선한 해방감을 줍니다.

울버린의 귀환, 휴 잭맨의 존재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휴 잭맨의 울버린은 <로건> 이후로 돌아오지 않을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데드풀 & 울버린>은 그 예상을 깨뜨리고 새로운 버전의 울버린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울버린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인물과는 조금 다릅니다. 더 거칠고, 더 회의적이며, 데드풀의 광기에는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지만, 점점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책임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휴 잭맨은 여전히 강력한 신체와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울버린 특유의 분노와 고독함을 동시에 표현해냅니다. 데드풀과의 케미는 말 그대로 영화의 중심 축입니다. 전투 장면에서의 협업, 유머 장면에서의 삐걱댐, 감정 장면에서의 이질감 등 다양한 결을 가진 둘의 관계가 점차 전우애 혹은 형제애로 진화해가는 것이 이 영화의 감정적 뼈대입니다. 전투 장면은 R등급의 힘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피 튀기고 팔 잘리는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하지만, 그 모든 것이 코믹함과 섞여 그로테스크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휴 잭맨이 다시 칼날을 꺼내는 그 순간, 관객석에서는 함성이 터졌고, 한 시대를 풍미한 히어로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습니다.

팬서비스의 끝판왕, 그리고 의외의 감동까지

<데드풀 & 울버린>의 팬서비스는 MCU 역대급입니다. X맨, 어벤져스, TVA, 마블 코믹스 설정까지 모든 장면이 팬들을 위한 헌정과도 같은 구성으로 짜여 있습니다. 영화 중간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 유명한 마블 명장면 패러디, 그리고 놀라운 카메오 등장 등은 팬들이라면 숨 쉴 틈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히 웃고 떠드는 ‘개그쇼’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의외의 감동 코드 덕분입니다. 특히 데드풀이 울버린에게 자신의 ‘가족’을 언급하는 장면, 울버린이 자신이 놓쳤던 인연에 대해 고백하는 장면 등은 진지한 감정을 건드립니다. 데드풀이 진심을 드러내는 순간은 관객에게 마블 히어로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놀라움’을 준비해 둡니다. 쿠키 영상은 차세대 MCU 흐름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으며, 앞으로 데드풀이 어떤 방식으로 정사 유니버스에서 작동할지 흥미를 자아냅니다. ‘엉망진창’ 같지만, 그 속에 질서가 있는 영화—<데드풀 & 울버린>은 그런 작품입니다.

<데드풀 & 울버린>은 기존 마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자유로움과 날것의 유머, 그리고 한층 성숙한 감정선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팬심을 200% 충족시키면서도, 마블 세계관을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외전이 아닌 ‘기점’이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환상적인 복귀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마블이 어떤 방식으로 이들을 활용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