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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레리나> 극장 후기

by Mr.츄 2025. 8. 9.

영화 &lt;발레리나&gt; 극장 포스터

영화 <발레리나>는 ‘존 윅 유니버스’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주인공 이브의 복수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본편 시리즈의 무거운 분위기와 건액션에서 조금 벗어나, 육탄전·폭발물·주변 사물 활용 등 다양한 액션 스타일을 선보입니다. 북미와 국내 모두에서 액션과 영상미는 호평을 받았지만, 스토리의 완성도는 다소 평이 갈렸습니다. 저는 개봉 직후가 아닌 시간이 조금 지난 2주 후 극장에서 관람했는데, 덕분에 큰 기대를 내려놓고 몰입할 수 있었고, 액션이 주는 쾌감과 색감의 화려함에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공간을 활용한 액션의 매력

<발레리나>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화려한 색감과 공간 활용입니다. 렌 와이즈먼 감독 특유의 세련된 색채와 조명 연출이 영화 전체를 장식하며, 특히 어두운 배경 속에서 네온 빛이 부각되는 장면들은 존 윅 시리즈보다도 한층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액션 스타일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건액션 중심의 존 윅과 달리, 이 작품은 실내에서 벌어지는 격투와 육탄전이 주를 이루고, 폭발물·화염방사기·주변 사물 등을 활용한 창의적인 액션이 다수 등장합니다. 특히 화염방사기 장면은 시각적·청각적 충격이 상당했는데, 돌비 시네마로 관람한 관객들이 왜 극찬했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액션의 리듬감이 좋았던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반 훈련 장면에서부터 이브의 성장과 전투 실력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이후 본격적인 복수극에 들어가면 거의 숨 돌릴 틈 없이 전투가 이어집니다. 저는 후반부 할슈타트 장면에서 손에 땀을 쥐고 화면을 따라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비록 이야기 전개가 단순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액션 장면만큼은 극장에서 꼭 봐야 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복수 서사의 단순함과 캐릭터의 한계

스토리 측면에서 <발레리나>는 다소 평이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죽은 아버지의 복수라는 단순한 구조에, 대부분의 사건 전개가 우연과 편의적인 설정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적들이 이브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자주 연출되고, 빌런 집단은 매력이나 입체감이 부족합니다. 특히 악역들의 퇴장이 너무 빠르고 소모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관객 입장에서 긴장감이 덜했습니다.

다만 주인공 이브의 캐릭터성은 액션 속에서 확실히 살아있었습니다. 발레리나 출신이라는 설정을 살린 유연하고 빠른 움직임, 그리고 순간적인 집중력은 기존 존 윅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녀가 주변 환경을 활용해 적을 제압하는 장면은 마치 무대 위 공연처럼 안무가 짜여진 듯 유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서사의 감정선이 깊게 다뤄지지 않은 부분입니다. 이브의 분노와 상실감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복수의 절박함이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극 중에서 잠깐 등장하는 존 윅의 존재감이 이브보다 더 강하게 느껴졌는데, 이는 시리즈 팬들에게는 즐거운 팬서비스였지만, 주인공의 서사 몰입도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이었던 것 같습니다.

존 윅 유니버스의 확장성과 팬서비스

<발레리나>의 또 다른 매력은 존 윅 세계관과의 연결입니다. 본편의 주요 규율과 설정을 그대로 존중하면서, 새로운 인물과 조직을 통해 세계관을 넓혔습니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등장 비중은 짧지만, 여전히 ‘최강자’다운 전투력과 존재감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영화를 보며 느낀 건, 이 작품이 팬들을 위해 철저히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의미하게 캐릭터를 끌어다 쓰지 않고, 기존 설정과 충돌하지 않게 신중히 배치했습니다. 덕분에 세계관 팬으로서도 만족스러웠고, 새로운 관객도 크게 어색하지 않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영화를 관람한 건 오히려 장점이었습니다. 초기 개봉 때 쏟아졌던 ‘스토리가 단순하다’는 혹평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기대치를 조절하고 ‘액션 볼거리 중심’으로 즐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화려한 액션과 세계관 확장, 그리고 존 윅의 깜짝 등장을 통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발레리나>는 완성도 높은 액션과 화려한 비주얼, 그리고 존 윅 유니버스를 확장하는 즐거움을 주는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단순하고 빌런의 매력이 부족하지만, 극장에서 체험하는 액션의 쾌감만큼은 확실합니다. 존 윅 시리즈 팬이라면, 혹은 강렬하고 세련된 액션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경험해볼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