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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맨> 극장 후기

by Mr.츄 2025. 7. 22.

영화 &lt;슈퍼맨&gt; 극장 포스터

2025년 7월, 제임스 건 감독의 <슈퍼맨: 레거시>는 DC 유니버스(DCU)의 본격적인 출발점이자, 새로운 시대의 슈퍼맨을 선보인 첫 번째 작품입니다. 8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버전으로 재해석되었던 슈퍼맨은 이번 작품에서 다시금 ‘클래식한 정의감’으로 돌아옵니다. 데이비드 코렌스웻이 연기한 슈퍼맨은 전작들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DC 세계관의 방향성을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극장 관람 후 중심으로 리뷰했습니다.

슈퍼맨의 본질 회귀, 고전과 현대의 균형

<슈퍼맨: 레거시>는 제목부터 알 수 있듯 ‘유산(Legacy)’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DC의 상징이자 가장 오래된 슈퍼히어로인 슈퍼맨의 정체성과 책임, 그리고 정통성을 다시 묻는 구조입니다. 영화는 크립톤 출신으로서의 외로움과, 지구인으로서의 소속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클라크 켄트의 내면을 중심에 둡니다. 데이비드 코렌스웻은 크리스토퍼 리브를 연상케 하는 외형과 함께, 놀랍도록 따뜻하고 순수한 슈퍼맨을 연기합니다. 냉소적인 히어로물이 주를 이뤘던 시대에, 오히려 유치할 정도로 선한 슈퍼맨의 모습이 이질적일 수 있지만, 영화는 그런 그의 이상주의가 현대 사회 속에서도 의미 있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감독 제임스 건은 오히려 이런 클래식한 슈퍼맨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필요하다고 말하듯,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슈퍼히어로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을 고전적 스타일로 풀어냅니다. 전투보다는 감정, 액션보다는 정체성의 서사가 중심입니다. 이 점에서 <레거시>는 마블식 히어로물과도, 잭 스나이더의 다크한 DC와도 결이 다릅니다.

로이스 레인, 빌런, DC 세계관의 ‘리셋 버튼’

이번 <레거시>의 큰 특징은 단순한 슈퍼맨 개인 영화가 아니라, DC 유니버스 전체의 재출발을 준비하는 ‘세계관 구축형 1호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로이스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핸)은 전형적인 연인의 위치를 넘어서, 진실을 좇는 독립적 저널리스트이자, 슈퍼맨과 대립과 협업을 동시에 이끄는 중심 인물로 그려집니다. 또한 등장하는 빌런은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슈퍼맨의 철학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권력은 책임을 만들어내는가?’, ‘절대적 힘은 인간성을 위협하는가?’ 같은 주제는 단순한 히어로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관객에게 도덕적 질문과 사회적 맥락을 함께 던집니다. 특히 제임스 건 특유의 ‘비정형 팀업 요소’도 슬쩍 포함되어 있는데, 이전 DCEU에서 잘리지 않고 살아남은 몇몇 인물들이 간접적으로 언급되거나 카메오로 등장해,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겨줍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영화는 세계관을 완전히 새로 짜되, 기존 유산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시각적 연출과 음악, 과잉 없는 블록버스터

시각적으로 <슈퍼맨: 레거시>는 의도적으로 과잉을 자제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화려한 폭발이나 슬로모션 대신, 중력감 있는 플라잉 장면과 날카로운 동선 중심의 액션이 주를 이룹니다. CG는 깔끔하고 자연스럽지만, 지나치게 보여주기식 연출로 흐르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합니다. 음악은 존 윌리엄스풍의 클래식 오마주와 함께, 제임스 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날로그 감성의 올드팝이 배경에 흐르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러한 연출 덕분에 영화는 ‘재미있는 블록버스터’이면서도, 진지한 인간 드라마의 형식을 유지합니다. 관객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오랜만에 슈퍼히어로다운 히어로를 만났다는 반응과 함께,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향을 지향하는 요즘 영화들 속에서도 고전적 가치의 진심어린 복귀로서 슈퍼맨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슈퍼맨: 레거시>는 새로운 DC 유니버스의 시작점이지만, 단순한 프롤로그는 아닙니다. 이 영화는 영웅의 기본 정의를 다시 상기시키고, 시대가 잊고 있었던 고전적 슈퍼히어로의 힘을 조용히 선언하는 작품입니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앞으로 전개될 DCU의 방향을 응원하게 만드는 출발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정의로운 이상주의자 슈퍼맨이 있습니다.